건강검진 결과지를 펼쳤을 때, 간수치 항목 옆에 빨간 글씨가 보이면 마음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간이 안 좋다는 거잖아?” 그리고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 — “요즘 먹는 약이 원인 아닐까?”
실제로 주치의에게 연락하기 전에, 혼자서 먹던 혈압약이나 콜레스테롤약을 끊어버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약을 끊어야 간이 쉬지” 하는 마음으로요.
잠깐, 그 판단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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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수치는 왜 오르는 걸까요?
간수치, 특히 AST와 ALT가 오르는 원인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입니다. 뱃살이 늘거나 체중이 증가하면 간에 지방이 쌓이고, 이것이 간수치를 올립니다. 음주, 비만, 과격한 운동, 바이러스성 간염(A·B·C형), 갑상선 기능 이상도 모두 간수치를 높일 수 있는 원인입니다.
약물이 원인인 경우는 어떨까요? 실제로 생각보다 드뭅니다. 2025년 발표된 DILI(약물 유발 간손상) 종합 분석에 따르면, 약물로 인한 간손상 발생률은 약물 10만 명 노출 당 1~10명 수준으로 보고됩니다.
즉, “간수치가 올랐다 = 약 때문이다”라는 등호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원인은 훨씬 다양하고, 그 판별은 검사와 진찰을 통해 의사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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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물이 원인인지, 어떻게 판단하나요?
약물 때문에 간이 손상됐다는 진단, 즉 DILI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진단입니다.
국제 간학회(EASL)의 DILI 임상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진단 조건을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ALT(간수치)가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 상승해야 하고, 바이러스성 간염·지방간·알코올성 간질환 등 다른 원인들을 먼저 배제해야 하며, RUCAM이라는 약물-간손상 인과관계 평가 도구를 통해 해당 약물과의 관련성을 체계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거쳐야 DILI 진단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스타틴(콜레스테롤 약)을 복용하는 분들은 ALT가 약간 상승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데, 대부분은 임상적으로 문제가 없는 수준입니다. 수치가 조금 오른 것 자체가 위험 신호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판단은 의사가 합니다. 혼자 인터넷 검색으로 결론 내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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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끊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간수치가 걱정돼서 약을 끊는 건 이해할 수 있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약을 갑자기 중단했을 때 생기는 위험이 경미한 간수치 상승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약(스타틴)을 끊으면**, 혈관을 보호하던 효과가 사라집니다. 스타틴은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 외에도 혈관 염증을 줄이고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임의 중단 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혈압약을 끊으면**, 혈압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반동성 혈압 상승으로 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당뇨약을 끊으면**,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고 당뇨 합병증 위험이 높아집니다.
간수치가 조금 올랐다고 이 약들을 혼자 끊는 건, 작은 불을 끄려다 더 큰 불을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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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간단합니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들고 주치의에게 가세요.**
의사는 간수치가 얼마나 올랐는지(경미한 상승인지, 의미 있는 상승인지), 다른 원인(지방간·음주·비만 등)이 있는지, 복용 중인 약과 실제로 관련이 있는지를 순서대로 확인합니다.
검사와 진찰 결과에 따라 약을 교체하거나 감량하거나, 경우에 따라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 결정은 의사가 합니다.
만약 지방간이나 음주, 비만이 원인으로 확인된다면 약을 끊는 것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입니다. 간수치를 올린 진짜 원인을 해결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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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니체크 판정
**❌ 대부분 틀림 — 간수치 올랐다고 약을 혼자 끊는 건 위험한 결정입니다**
간수치 상승의 원인은 약물 외에도 지방간, 음주, 비만, 바이러스성 간염 등 다양합니다. 약물이 원인인 DILI는 의사의 체계적인 평가 없이는 진단할 수 없고, 경미한 간수치 상승은 임상적으로 문제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혈압약·콜레스테롤약·당뇨약을 갑자기 중단하면 뇌졸중, 심근경색, 혈당 급등 등 더 심각한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간수치 결과지, 혼자 판단하지 말고 주치의에게 가져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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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근거**
– EASL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on Drug-Induced Liver Injury, Journal of Hepatology, 2019
– PMC12035709 — DILI 분류·진단·치료 종합 분석, 2025